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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최종 접속일 : 24-10-19 가입일 : 22-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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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정보]

경북 상주에서 태어났다.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문예창작전문가 과정을 이수하고 단국대학교 일반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 재학 중이다. 2019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 「명왕성 유일 전파사」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토지문학제 평사리문학상 시 부문 대상, 황순원 디카 시 대상, 이병주 탄생 100주년 팬픽에서 금상, 호미문학상, 최충문학상 대상 등을 수상했으며, 2022년 올해의 좋은 시 100선에 선정되었다. 2023년 중소출판사 출판콘텐츠 창작 지원 사업에 선정되었으며, 공저로는 『입김이 닿는 거리』 외 다수가 있다. 현재 한국시인협회 총무간사로 일하고 있다.

 

 

[작가의 말]

구름을 퇴고하다 소나기를 터뜨렸다

어떤 문장이 빠져나간 자리
물결이 드나들어 한동안 일렁거렸다

끝없이 지구를 헤매는 검은 비닐봉지

그리고

제목 없이 떠도는 나

 

 

[추천사]

 

  • 김향숙의 시는 사물에 대한 감각이 특별하다. 연필·비누·나사·마리오네트 등 일상의 물품을 비롯해 난초·나무·사과·새·거미 등 주변에서 만나는 자연물, 심지어 문자·문장·숫자 같은 기호들이 시 세계로 들어와 눈앞에서 구체적인 실체를 드러낸다. 그런데 그 사물은 특정한 시공에 놓인 우연적 존재인가 하면 어느덧 외양을 감추고 그 위에 드리우는 본질의 그림자를 허용하기도 한다. “어떤 문장이 빠져나간 자리/물결이 드나들어 한동안 일렁거”(‘시인의 말’)리는 과정이라 할까, “거품이 거품을 걷어내는 방식”(「비누의 예의」)이라 할까. 이에 따라 김향숙의 시는, 사물을 드러내되 그것이 보여주는 일회적 현상에 현혹되지 않고 조금씩 ‘미끄러져’ 그 궁극의 가치에 도달해 가는 릴케 식 ‘사물시(事物詩, Dinggedicht)’에 조응한다.

  • 김향숙 시인의 시에는 밝음과 어둠이 씨줄과 날줄로 얽혀있다. 우리들의 삶에서 늘 상견되는 모순의 생에 대한 비애가 하늘 반대편에서 사는 곰보꽃게거미처럼 “천형처럼 지고 갈 운명”으로 놓여있다고 노래한다. 서로 상반되는 이 삶의 비애 속에 “생의 끝까지 감당하려는 몸속엔/ 바다와 육지를 품은 뜨거운 심장이 있다”고 직관(直觀)한다. 밝음과 어둠, 이 상반되는 삶의 비애를 시인은 퉁치고 눙치면서 “흑백텔레비전에는 명왕성冥王星이 하나 들어 있다/어쩌면 모든 가전에도 있는지 모른다”고 삶의 본질을 관(觀)하면서 통(通)하고 뭉개면서 일으켜 세운다. 시의 본질이란 본래 이 밝음과 어둠의 거미줄 속에 다 녹여져 있는 것이 아닌가? 이 문장들 속에 우리들의 삶이 씨줄과 날줄로 엮이어 뜨거우면서 차갑게 요동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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