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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기사


관리자
최종 접속일 : 24-10-19 가입일 : 22-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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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토지 그리고 지리산문학제> 후기
문학과 함께 채워진 삶을 마주하다
 
이특영(박경리, 토지 그리고 지리산문학제 참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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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16일에서 9월 17일까지 1박2일 동안 길동무문학예술산책 네 번째 박경리, 토지 그리고 지리산 문학제는 하동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서울에서 하동까지 가는 버스 안에서 송경동 시인의 사회로 참여한 사람들이 서로 알아갈 수 있게 자기소개를 했습니다. 문학과 예술을 좋아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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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 이원규 시인)
출발할 때 안 오던 비가 남쪽으로 향할수록 세차게 내렸습니다. 지리산이 가까워지자, 빗줄기가 가늘어졌습니다. 버스 맨 앞자리 김강식 선생님이 염력을 부렸다고 하셨죠. 하지만 하동에 도착하고 보니 염력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비 예보가 있어 걱정했다는 송경동 시인이 우중 산책 또한 좋을 거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하동 송림공원 도착, 이원규 시인의 길잡이로 예술 산책이 시작되었습니다. 송림공원에 소나무는 쓰러져도 반출이 안 되어 조각상으로 만들었다는 말을 들으며 빗속을 맨발로 걸었습니다. 맨발로 느끼는 땅(토지)은 폭신하기도 딱딱하기도 따끔따끔 아프기도 물컹물컹 부드러웠습니다. 맨발로 송림공원 옆 섬진강 모래톱에 발도 담가 보았습니다. 땅이 어때? 라고 묻는 듯했습니다.
 
일정에 없던 초대를 받았습니다. 길잡이를 해주셨던 이원규 시인의 공간 ‘예술곳간몽유’에 갔습니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더니 시원한 수제 맥주와 떡, 과일을 대접받았죠. 젖어 축축했던 몸이 맥주로 촉촉 떡으로 든든해졌죠. 그리고 먹기만 했겠습니까. 예술곳간 아니겠습니까. 이원규 시인의 아름다운 은하수 사진을 보았습니다. 몽유를 즐기게 해준 이원규 시인의 짝꿍 신희지 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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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 하아무 소설가/박경리문학관 사무국장)
 
맨발 걷기로 토지의 기운이 가시기 전 박경리문학관 도착, 문학관 사무국장인 하아무 소설가께서 박경리문학관 소개를 했습니다. 박경리 선생님과 『토지』를 좀 더 잘 알게 되는 시간이었고, 문학과 예술이 사람들에게 끼친 영향을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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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밤 장소이자 숙소였던 켄싱턴리조트에 도착하여 하동군 후원으로 리조트 연회장에서 뷔페식으로 저녁을 먹은 후, ‘문학의 밤’이 유현아 시인의 사회로 시작되었습니다. 여닫는 무대를 싱어송라이터 박성훈 님과 손현숙 님이 하셨는데, 신이 났다가 눈물이 났다가 그랬습니다. 예술이 삶에 주는 힘을 느낄 수 있었네요. 박경리문학관 김남호 관장님의 인사말은 하동이 반기는 문학예술 산책이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문학예술 산책에 함께하신 익천문화재단 길동무 김판수 이사장님의 인사말도 있었습니다. 인사말이 찡하기 어려운데, 살짝 찡했습니다. 염무웅 선생님의 박경리 토지 문학에 대하여 듣고, 이원규시인의 은하수 영상을 본 후 박남준, 박두규 시인의 시낭송, 서울에서 하동으로 오는 차 안에서 이루어진 백일장 수상자 변정정희 님, 도윤수 님, 신유진 님의 시 낭송, 백일장 심사를 한 젊은 시인 이소연, 전욱진 시인의 시 낭송도 들었습니다. 삶의 위로이자 힘 그리고 즐거움인 문학을 여러 사람과 함께 나누는 시간이 너무 좋았습니다. 속된 말로 아 이 퀄리티 어쩔. 아무튼 얼마나 좋았는지 글로 다 못하겠네요. 직접 다음번 길동무 문학예술산책을 경험해 보셨으면 합니다.
 
문학의 밤이 끝나고 숙소에서 가진 뒤풀이는 ‘우리 이렇게 놀자’의 진수였습니다. 적당한 술과 이야기 그리고 노래, 서로 존중하며 함께하는 ‘누가 와도 좋고 누가 가도 좋은’ 자유롭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9월 17일 이른 아침 리조트 앞으로 나오는 사람들끼리 모여 쌍계사로 산책하러 갔습니다. 전날의 술기운은 어디로 간 것일까요? 지리산 맑은 공기와 물소리가 몸 가득 채워지며 상쾌해졌습니다. 아침 산책을 마치고, ‘하동 와이너리 카페’로 아침을 먹으러 갔습니다. 버스에서 내려 와이너리 카페로 걸어 올라가는 길에 감밭을 난생처음 보았습니다. 언덕길에 있던 감밭의 운치가 묘하더라고요. 아침으로 먹은 재첩 떡국과 감으로 만든 와인... 맛있었습니다. 감밭을 올라오며 감와인을 예상했는데 예상이 딱! 적중. 와인 맛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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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정지아 소설가, 김남일 소설가.)
바로 박경리문학관으로 이동해 정지아 소설가의 특강을 들었습니다. 특강 사회를 김남일 소설가가 하셨는데요. 재치 있는 진행으로 말하는 솜씨가 좋으신 정지아 소설가 특강을 더 재미있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펼치는 순간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아버지의 해방일지』에 대한 작가의 집필 의도, 작품 속 인물과 에피소드에 관한 이야기 등을 통해 책과 정지아 작가에게 깊숙이 다가가는 시간이었습니다. 특강 끝나고 나오는 길에 선물도 받았습니다. 선물은 어제 문학의 밤부터 함께 하셨던 박남준 시인이 직접 제작한 바오밥나무 모양의 전자파 방지 카드와 박경리문학관의 기념품 연필 세트였습니다. 일정의 마지막 점심때에는 보성에 사는 양승언 소설가께서 전어구이와 전어회를 보내주셔서 산채 비빔밥과 함께 정말 기쁘게 먹었습니다. 남도의 인심인가요. 문학예술인들의 나눔일까요. 시간도 내주고 시도 들려주고 술도 주고 먹을 것도 주고 선물도 주고. 주고 또 주고. 받기만 했던 2023년 길동무 문학예술 산책 네 번째 ‘박경리, 토지 그리고 지리산 문학제’였습니다.
 
다녀와 계속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이 말은 자신의 배가 부를 때 주위를 돌아보는 여유가 생긴다는 말인데, 문학예술 산책을 함께 한 사람들은 어떤 것으로 채워진 삶이길래 계속 주는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곳간은 무엇으로 가득한 걸까요. 글로, 노래로, 시로, 소설로, 시간으로, 정성으로, 노동으로 쏟아진 인심을 받았습니다. 나에게 묻습니다. 당신의 곳간에서 인심이 나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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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한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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